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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정신이 살아야 개신교가 산다
세속법정을 의존하는 것은 교회의 타락을 의미
황규학 (1900)

교회법이란 무엇인가? 오늘날 개신교에서 교회법학 도서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주로 교회관련 판례를 나열하거나 개신교회 헌법이나 규례서에 대한 해석이 대부분이다. 교회법학에 대한 정체성이 필요할 때이다. 유럽의 법 역사에서 교회법은 로마법, 게르만 법과 함께 자리를 잡고 있다.

 

오늘날에서는 카톨릭에서만 교회법의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개신교에서는 성문법의 교회법이라기 보다는 교단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이나 규례서 정도만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카톨릭에서의 교회법은 성문법전이다. 유럽대륙 민법의 역사적 기초는 로마법, 게르만법, 교회법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민법이나 교회법의 정체성을 위해서 서구의 교회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서구의 공법과 사법에 있어서 많은 법령과 제도들이 성서의 말씀에 기초하여 성립된 교회법으로부터 온 것들이 많이 있다. 

 

서구에서 교회법은 성서의 말씀을 기초로 하여 로마법을 수용하면서 독자적인 법체계로 발전되었다. A.D313년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고 게르만 민족들이 프랑크의 시작과 함께 기독교를 수용하여 국가가 교회의 보호자이고 교회를 성장시킴으로 인해 기독교가 로마제국과 게르만 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우뚝서게 되었다. 

 

로마에서 기독교가 국교로 공인된 이후에는 노예보호및 노예해방, 여성의 지위향상,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생사여탈권이 폐지된다고 하였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가혹한 고문으로 노예가 사망하는 경우 주인에게 살인죄를 적용했고, 하나님의 형상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노예의 얼굴에 낙인찍는 것을 금했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영향으로 노예에 대한 권리가 증진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교회법은 대륙을 넘어서 영국의 보통법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영미 보통법에서의 혼인과 이혼제도, 전쟁에 임한 군인 및 항해 중의 선원이 증인의 보증없이 자필로 쓴 유언장의 그 유효성의 인정, 단순히 풍문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형사처벌할 수 없는 대헌장 38조의 규정은 바로 교회법에서 유래하는 제도였다. 

 

교회법은 도덕신학의 원리들을 법규범으로 발전시켰고, 정의를 박애와 자비와 결합을 시킨 법이기도 했다. 이처럼 유럽문화에 중대한 기여를 한 교회법은 성서, 로마법, 그리고 그리이스 사상을 기초로 하여 중세에 창조적으로 발전되었다. 중세 카톨릭의 교회법은 성서, 로마법, 고대 그리이스 철학(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으로 12-13세기에 교회법학에 의하여 체계화되었다. 중세의 교회법은 교권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면도 있었지만 세속법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시 선거법, 법앞의 평등, 자선을 통한 사회안전과 사회부조제도, 소송법, 행위자형법, 교육형제도, 재사회화, 경제법, 교육법, 특히 대학조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서구의 교회법은 카톨릭을 통하여 발전하였지만 세속법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즉 성서를 토대로 한 정신이  세속법에 큰 영향을 준 것이다. 영미법 중에 '주의 의무'(care duty)는 "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서의 정신을 토대로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서구 사람들은 남의 입장을 중시한다. 이처럼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로마법이 대륙법과 영미법에 영향을 끼쳐 오늘날 성문법전과 불문법을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이는 법을 토대로 하는 성서의 위대한 사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천부인권설은 기독교인 로크에 의하여 주창된 것으로 인간의 모든 인권은 신에게로 부터 왔다는 이론이다. 이는 만인제사장설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개신교는 카톨릭과 달리 교회법조항보다는 교회법정신을 중시했다. 즉 법보다는 사랑과 은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했고,  법도 도덕적인 규칙에 불과했다. 기초적인 행정, 윤리적 범죄, 기본적인 교리등만 나열할 뿐이다. 하나의 성문법이라기 보다는 규칙이나 규레에 불과할 따름이다. 개신교는 천주교와 달리 사랑과 은혜로 법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루터는 교회를 법질서로 파악하지 않았고, 오로지 사랑의 질서라고 파악하였다. 교회법을 의미하는 'cannon' 은 라틴어로서 규칙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러한 cannon은 교회법의 의미로서보다는 기독교에서 바른 행동을 위한 준칙 및 기독교 믿음의 준칙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4세기 이후부터 cannon은 교회법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캐논은 황제가 공포한 세속법의 반대개념으로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날 개신교도들은 캐논의 반대개념으로 사용되는 세속법에 호소하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 이는 캐논법의 정신보다는 법실증주의의 원칙에 의해 법조항에만 관심을 둔 나머지, 기독교의 본질을 훼파시키고 있는 행위이다. 빈번한 고소고발, 소송, 교단안에서의 탈법 등은 개신교의 원래의 사랑과 은혜, 남에 대한 배려의 정신이 파멸된 것을 의미한다. 사랑대신 복수, 은혜대신 정죄, 타협대신 대립 으로 가기 때문이다. 회개를 해도 정죄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이는 개신교의 타락이라 볼 수 있다.

 

최근의 개신교가 세속법정을 의존하는 것은  성서의 정신보다는 세속의 물질적인 정신에 토대 를 둔 것으로 기독교의 타락이라고 볼 수 있다. 기독교와는 먼나라의 얘기 이다. 교회법 철학 없이 교회법조항만을 중시할 때는 유대인들처럼 법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국가의 권위를 의존하여 자신의 권리만을 찾아야 하는데 권리를 빙자로 남의 권리와 인격을 침해하는 것이다. 현재 개신교가 타락했다는 것의 하나는 법의 주인이 아니라 법의 노예가 된 것이다. 타락한 재판, 불의한 재판은 법의 노예들이 하는 법장난에 불과하다. 특히 소명기회도 주지 않는 종교재판은 중세보다 더 타락한 재판이다.        

 

 

 

 

 

             

 

 

      


 
기사입력: 2016/11/11 [06:12]  최종편집: ⓒ lawn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