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 없고 황당한 허탈한 웃음, 촌스럽고 유치하지만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만드는 유머. 소위 B급 문화, B급 감성에 대중이 열광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는 MZ세대, 즉 1980년대부터 그 이후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B급 문화이다.
아재개그나 ‘병맛’ 등의 유머, 현실에서 절대 할 수 없는 말들을 돌직구로 날리는 ‘펭수’, 유병재 작가의 ‘블랙 코미디’는 대표적인 B급 감성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유병재 작가의 시 한편을 소개해 보겠다.
뇌 -유병재
넌 배에 뇌가 있을 것 같다.
똥은 대가리에 있으니까
이러한 시에 열광하며 웃는 세대가 지금이다.
고차원적이기 보다 허무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왜 인기를 얻고 있나?
‘A급’ 고급문화에 대한 괴리, 어차피 힘든 현실 웃고 넘기자는 식의 심리가 작용된다고 한다. 또 정보의 홍수 속에 식상해지고 권태로움을 느낀 대중이 다소 촌스러워 보이지만 꾸밈없는 직설적 표현에 신선함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최근 기업 광고에서도 이러한 B급 감성을 활용한 마케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친근하게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코드, 감성코드에 대한 이해 없이 버럭 화를 내거나 지적한다면? 아마 곧바로 꼰대나 진지충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일찍이 한국교회에 광대설교자라 자처한 목회자가 있다. 바로 현재 한국교회 최대 교단이자 장자교단인 예장합동 부총회장이자 3만명 이상의 대형교회를 섬기고 있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이다.
사실 예장합동교단은 보수교단을 대표하며 대형교회 목회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가 B급설교로 치부될 수 있는 광대설교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마치 거룩해야 하는 교회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처럼 주변에서 폄훼하는 시각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강석 목사가 소신을 가지고 광대설교를 하는 이유가 있다.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웃음을 잃어버린 세대에게 ‘엄근진’ 복음이 아닌 친숙한 복음, 행복한 복음, 감동을 주는 복음, 웃음을 주는 복음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어떤 시대인가. 코로나라는 전례 없는 위기 가운데 한국사회도 한국교회도 힘든 시기 가운데 있다.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얼어붙어 있다. 이들의 마음을 관통할 수 있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B급 언어가 사용된다면 그래서 화석화된 마음을 곤두박질치게 할 수만 있다면 과연 그의 복음적 언어에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최근 소강석 목사가 설교시간에 예배에 참석한 박지원 국정원장을 높이 평가하며 격려의 애드립과 표현하는 부분에 있어서 기독교 정체성에 맞지 않는 발언을 했다며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소강석 목사의 의도와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재해석되고 일부 보수층에서는 이 부분만을 편집하여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게다가 소강석 목사의 발언이 다소 불편했다 하더라도 그의 설교를 듣는 성도들까지 폄훼하며 비난하고 있다.
덮어놓고 비난하는 그들의 도 넘는 비난과 공격은 과연 거룩한 복음 전파자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까.
소강석 목사는 “자신의 의도와 달랐지만 이러한 발언으로 마음이 불편하거나 상처받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백번 천번이고 사과한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소강석 목사가 한국교계에 자신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게 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은 잘한 일이며 이는 교계 지도자로써 마땅히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강석 목사의 발언 보다 그를 향한 공격에 더 씁쓸한 것이 사실이다. 복음의 전파자로써 각자의 스타일이 있고 각자의 방법이 있다. 세상은 점점 교회와 괴리를 느끼고 복음의 벽은 더욱 두꺼워지고 있다. 이를 깨트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물론 거룩한 말씀과 성령의 검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우리만 아는 용어와 어휘로 과연 전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복음이 들어올 자리를 막는 두꺼워지는 벽을 깨기 위한 그 수단에 대한 옳고 그름을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B급 코미디를 하는 사람에게 그건 개그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B급 코미디에 웃는 세대를 행해 정색하며 비판하는 모양새는 또 어떤가.
비록 소강석 목사의 발언이 조금은 지나친 면은 있다하더라도 그만의 B급 언어유희가 복음을 전파하는 독특한 능력과 파워가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렇듯 끌어내리기식 공격을 퍼붓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광대적 언어라고 교회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며 진지한 언어라고 거룩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소강석 목사가 대사회 대정부를 향해서 기독교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종교인과세, 동성애 동성혼 합법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얼마나 기독교를 위협하는 악법들이 우는 사자와 같이 때를 기다리고 있는가.
소강석 목사가 그동안 소신을 가지고 기독교적 가치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대정부를 향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알고 있다. 지금은 소강석 목사가 정부와 한국사회에 기독교 가치관을 세우고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