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온 지구촌이 고통과 신음 중에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기독교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예배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는 앞으로도 코로나 종식 후에라도 예배를 위한 방역시설을 준비하여야 할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교계를 위해 방역 물품 보급에 힘쓰는 크리스천 기업인이 있다. 바로 30년째 이상 복사기와 함께한 영광기업 대표 정학영 장로(인천본향교회)다.
정 장로가 방역 물품 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했다.
“지금 온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종교계는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이 국난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국가가 있어야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배를 안 드려도 된다는 말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서로 양보해서 기독교인으로서 감염법을 지키고 방역을 철저히 준수하여 예배를 드리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입니다. 교회가 기타 다른 종교에는 관대하면서 유독 기독교만 차별을 두고 있다는 생각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교회는 정부의 방역시책을 완벽하게 지키는 모범을 사회에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요?”
방역을 위해 교회가 열화상카메라, 방역기 등을 갖춰야 한다지만 비용 탓에 엄두도 못내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정학영 장로는 20만원 중반대로 가격을 낮춘 열화상 카메라를 보급한다고 하였다.
“한국교회를 위해 무얼 할까 고민했습니다. 방역을 잘 지키면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저렴한 방역 기계를 보급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 열화상 카메라는 소비자 가격이 330만원대를 호가합니다. 세금까지 합치면 50만원이 더 붙죠. 시골 개척교회들은 구입에 엄두도 못 냅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온도체크와 손 소독제가 동시에 가능한 열화상 카메라를 생각했습니다. 카메라 화면은 없고 목소리가 안 나오는 대신, 기존의 열화상 카메라처럼 정확하게 온도 측정이 다 됩니다. 손 소독제도 함께 나오니 일석이조죠. 앞으로 20만원 중반대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정 장로는 지금까지 기존 열화상 카메라 가격의 20%를 뺀 가격대로 판매해왔다. 가령 380만 원짜리 열화상 카메라를 250만 원대로 판매한 것이다. 그렇게 6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약 500여대 정도를 보급했다고 한다. 새에덴교회, 꽃동산교회 등의 대형교회에도 납품했다. 정 장로에 따르면 영광기업은 교회뿐만 아니라 봉화군 보건소와 열화상 카메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앞으로 최고 700만원대를 호가하는 방역기를 250만원대로 단가를 낮춘 기계를 제작해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장사하면 손해가 날 것 같은데, 정 장로는 겸손하게 설명했다.
“손해는 아니지만 큰 수익은 없습니다. 원가·운반비·인건비만 받아 저렴하게 파는 것이죠. 교회가 방역을 잘 지켜서 대면 예배를 잘 드리고, 빨리 예배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원가에서 조금 이윤을 붙여서 공급하는 것입니다. 6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약 500여대 정도의 방역물품을 교계 및 단체에 보급했어요. 이익을 조금 남기고 많이 판 것이죠.”
금성사(LG 전신)에서 일을 시작해서 일본 제록스로 이직하여 복사기 외길 인생을 걸어온 지 벌써 30년째다.
“영광기업의 영광이라는 말은 고린도 전서 10장 31절의 ‘먹든지 마시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라’에서 은혜를 받고 기업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금성사에서 숨 막히도록 일을 하고 일본 제록스로 이직해서 복사기 기술을 배웠습니다. 거기서 복사기 기술자들을 가르치는 일도 했죠.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대기업을 박차고 영광기업을 창업했습니다.”
정 장로는 자신이 하나님께 달란트로 받은 복사기 기술로서 목회자들에게 헌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천국에서 하나님이 내게 ‘너는 나를 위해 무얼 했느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당당히 할 말이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한국 교회를 위해 복사기 1만대를 보급했습니다. 사고나 법정 소송 한 번도 난적이 없었어요. 교회가 재정이 부족해서 복사기 구입비나 임대료를 못 낸다고 해도 내용증명을 한 번도 안 보냈습니다. 왜냐하면 재정적으로 어려우니까. 복사기 임대료조차 내기 어려운 목회자들이 많아요. 이분들이 돈을 못 낸다고 하면 안 받았습니다. 30% 정도만 내겠다고 하면 그 정도만 받았습니다. 요즘 코로나19로 재정이 어려운 교회들이 더 많아 졌습니다. 복사기 임대료도 못 낸다고 말했을 때 괜찮다고 말해 줬습니다. 주님의 복음을 위해 평생 헌신하시는 목사님들인데, 봉사하며 희생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정 장로는 인터뷰 말미에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금성사, 제록스 다녔다면 중역 달고 정년퇴직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찍 퇴직하고 한국교회의 문서선교를 위해 복사기 보급에 힘써 달려왔습니다. 올해 예장 합동·통합 장로 수련회에 열화상 카메라·방역기를 무상으로 제공했어요. 지금 코로나19를 맞아 어려운 시기입니다. 가장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싶어요. 그래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 글 서정형 기자